17시간 비행, 승무원은 어디서 자나 — 천장 위 벙크와 교대의 규칙
요약
13~14시간을 넘는 노선은 조종사와 객실 승무원을 위한 전용 휴식 공간을 두도록 돼 있다. 대개 객실 천장 위 공간에 잠긴 문이나 계단으로만 드나드는 벙크가 숨어 있고, 승무원은 2~3시간 단위로 교대하며 수면 주기를 채운다. 터키항공의 이스탄불~시드니, 콴타스 프로젝트 선라이즈처럼 19~20시간대 노선이 예고되면서 휴식 설계는 더 정교해지고 있다.
15시간, 17시간, 19시간짜리 논스톱이 흔해지면서 승객의 생존기 못지않게 중요해진 것이 승무원의 휴식이다. 13~14시간을 넘는 비행에서는 조종사와 객실 승무원 각각을 위한 지정 휴식 공간이 요구된다. 대개 객실 천장 위 크라운 공간에 들어가 있고, 승객은 볼 일 없는 잠긴 문이나 계단으로만 연결된다. 싱가포르~뉴욕 최장 노선을 띄우는 싱가포르항공 A350-900ULR에서 휴식 공간은 연료나 탑재중량만큼이나 운항 성립의 조건이다.
안은 화려하지 않다. 787은 좁은 계단을 올라가면 천장이 낮은 칸에 2층 벙크, 암막 커튼, 온도 조절 환기가 달려 있고, A350은 조금 더 넓은 편이다. 기종에 따라 객실 승무원용 6~10개, 조종사용 2~3개가 들어간다. 선임 승무원이 커튼에 넥타이 같은 물건을 걸어 누가 쉬는지 표시해 두는 관행도 있다. 비상 상황에서 곧바로 확인하기 위해서다. 엔진 소음을 줄이는 단열과 생체리듬을 고려한 조명까지, 설계 목적은 편안함이 아니라 회복이다.
교대는 정해진 각본대로 돈다. 뉴욕~오클랜드 17시간 30분 구간을 오가는 에어뉴질랜드 NZ1은 출발 몇 시간 뒤부터 휴식을 시작해 2~3시간 단위로 돌린다. 수면 한 주기는 대체로 70~110분이라 19시간대 노선에는 여러 주기가 설계에 포함된다. FAA와 EASA의 근무시간 제한은 근무 전 최소 8시간의 방해 없는 수면을 보장하도록 요구한다. 다만 이 계획은 고정값이 아니다. JFK~오클랜드는 기상에 따라 비행시간이 세 시간까지 흔들리고, 연료를 확보하느라 탑재량을 줄이기도 한다. 그만큼 휴식 배분도 매일 다시 짜인다.
여행자 입장에서 이 구조는 곧 서비스의 리듬이다. 초장거리 기내에서 특정 시간대에 승무원이 적어 보이는 것은 교대 중이기 때문이고, 호출 응답이 평소보다 느릴 수 있다. 15시간 이상을 운항하는 항공사에는 피로 관리 훈련이 표준으로 자리 잡았고, 콴타스는 프로젝트 선라이즈로 승객뿐 아니라 승무원에게 미치는 영향까지 연구해 왔다. 터키항공이 이스탄불~시드니 약 17시간 노선을 준비하고 콴타스가 시드니~런던·뉴욕 19~20시간을 겨냥하는 만큼, 벙크 확장이나 스트레칭 공간 같은 새로운 시도가 뒤따를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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