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만 쫓다 사라진 여객기 — 컨베어 990과 뒤에 팬을 달았던 엔진
요약
1960년대 초 컨베어 990 코로나도는 보잉 707·DC-8보다 빠른 여객기였지만, 팬을 엔진 뒤쪽에 붙인 GE CJ805-23 때문에 경제성에서 밀렸다. 컨베어 880과 990은 각각 65대, 37대만 만들어지고 끝났고 제너럴 다이내믹스는 1960년대 달러로 약 4억 2500만 달러를 잃었다. 정작 이 실패는 GE가 훗날 세계 최대 항공엔진 회사가 되는 발판이 됐다.
컨베어 990 코로나도는 1961~1963년에 만들어진 미국의 4발 협동체 제트 여객기다. 아메리칸항공이 88석짜리 컨베어 880을 늘려 좌석을 더 넣고 연료도 덜 먹는 기종을 요구해 나온 파생형이었다. 순항 속도는 같은 시기 보잉 707과 DC-8보다 시속 40~56km 빨랐다. 당시에는 빠른 것이 곧 미래의 여객기라고 여겨졌다.
문제는 엔진이었다. GE는 군용 J79 터보제트를 민항용으로 바꾼 CJ805를 갖고 있었는데, 990에 맞춰 팬을 앞이 아니라 터보제트 뒤쪽에 붙인 CJ805-23을 내놨다. 스미스소니언 설명에 따르면 이 방식으로 이륙 추력은 40% 늘고 연료소모율은 15% 줄었다. 세계 최초로 항공사 정기편에 투입된 터보팬이기도 했다. 그러나 후방 팬은 특정 운전 영역에서 진동을 냈고, 구동계는 정비 부담이 컸고, 배기가 심하게 그을렸다. 무엇보다 프랫앤휘트니가 2축 구조로 만든 JT3D보다 연비가 나빴다. 990은 이 엔진에 맞춰 설계된 기체여서 더 나은 JT3D로 갈아탈 수도 없었다.
초기 비행시험에서는 예상보다 항력이 커 마하 0.84에 머물렀다. 재설계로 약속했던 마하 0.89를 회복했지만 그사이 일정이 밀리고 신뢰가 깎였고, 아메리칸항공은 주문을 크게 줄였다. 707은 1958년, DC-8은 1959년에 이미 시장을 잡아둔 상태였다. 결국 880은 65대, 990은 37대에서 멈췄다. 같은 기간 707·720은 약 900대, DC-8은 550대 넘게 팔렸다.
항공기 선택의 기준이 속도에서 경제성으로 넘어간 지점을 이 두 기종이 보여준다. 그 뒤로 여객기 설계는 빠르기보다 연료와 운영비를 먼저 따졌고, 오늘 우리가 타는 비행기의 속도가 60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GE는 이 실패로 약 8000만 달러를 잃었지만, 여기서 얻은 경험으로 1968년 CF6를 설계해 광동체 엔진 시장을 가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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