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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가 지나는 3만5000피트 하늘은 누구의 영토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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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민간 여객기가 순항하는 고도 아래위로 법적 공백이 있다. 1944년 시카고 조약은 각국의 영공 주권을 인정했지만 영공이 어디서 끝나는지는 정하지 않았고, 대서양 중앙 항로는 어느 나라의 영토도 아니다. 그래도 비행이 안전한 이유는 법 대신 절차와 국제 협력이 빈자리를 메우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 항공법의 토대인 1944년 시카고 조약은 각국이 자국 영토 위 공역에 "완전하고 배타적인 주권"을 가진다고 못 박았다. 그런데 그 공역이 몇 킬로미터에서 끝나는지는 쓰지 않았다. 80년이 지난 지금도 영공과 우주의 경계로 국제적으로 합의된 고도는 없다. 1967년 우주조약 역시 우주를 어느 나라도 소유할 수 없는 공간으로 선언하면서, 우주가 어디서 시작되는지는 의도적으로 비워 뒀다. 경계를 하나로 못 박으면 방위체계와 정찰, 미사일 궤적, 상업 우주비행까지 전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실무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선은 해발 100km의 카르만 선이다. 이 고도 위로는 공기역학적 비행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과학적 관행일 뿐 법적 구속력은 없다. 미국은 또 다르다. NASA와 연방항공청(FAA)은 50마일(약 80km)부터를 우주로 본다. 그래서 80~100km 구간은 영공인지 우주인지조차 국제법상 확정되지 않은 띠로 남아 있다.

수평 방향으로도 비슷하다. 각국의 주권은 영토와 해안에서 약 12해리까지의 영해 상공에 미치고, 그 밖은 공해와 같은 국제공역이다. 뉴욕에서 런던으로 가는 비행의 상당 구간은 미국도 영국도 캐나다도 아이슬란드도 아닌 하늘이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공역을 비행정보구역(FIR)으로 나눠 각국에 관제 책임을 맡기지만, 그 책임이 소유권을 주는 것은 아니다.

여행자 입장에서 달라지는 것은 없다. 장거리 노선은 대개 FL290~FL410(2만9000~4만1000피트) 사이를 날고, 논쟁이 되는 고도와는 한참 떨어져 있다. 대서양에는 레이더가 닿지 않는 구간이 넓어, 관제는 위성항법과 정해진 위치 보고, 시간·고도·항로 간격에 따른 절차적 분리로 이뤄진다. 매일 바람과 교통량에 맞춰 다시 그리는 북대서양 항로(NAT)가 그 결과물이다. 법이 비워 둔 자리를 절차가 메워 왔고, 그래서 토론토발 파리행 심야편에서 잠든 승객은 이 복잡한 사정을 끝까지 모른 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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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법#영공#대서양 횡단#순항고도#우주조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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