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티시 항공, 22년 만에 세인트루이스 직항 재개 — 미 중서부 중견 도시가 유럽과 다시 직접 연결된다
요약
브리티시 항공이 2026년 4월 런던 히스로~세인트루이스 노선을 주 4회로 열었다. 2003년 아메리칸 항공이 개트윅 노선을 접은 뒤 22년간 영국과 세인트루이스를 잇는 직항이 없었다. 9·11 이후 미국 대형 항공사들이 중서부 허브를 정리하며 생긴 빈자리를 유럽 항공사들이 787 같은 중형 광동체기로 메우는 흐름이다.
브리티시 항공이 4월 19일 BA220편(보잉 787-8)으로 런던 히스로~세인트루이스 램버트 국제공항 노선을 시작했다. 주 4회 운항이고, 기재는 비즈니스·프리미엄 이코노미·이코노미 3클래스 204석 구성이다. 2003년 아메리칸 항공이 세인트루이스~개트윅 노선을 철수한 이후 영국과 이 도시를 직접 잇는 항공편은 22년 만이다. 브리티시 항공으로서는 27번째 미국 취항지이며, 중서부 중견 도시를 노리는 더 큰 전략의 일부다.
배경은 9·11 이후의 미국 항공업계 재편이다. 2001년부터 2013년 사이 합병이 이어지며 TWA·US에어웨이즈·노스웨스트·콘티넨털·에어트랜 브랜드가 사라지고 아메리칸·델타·유나이티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합병의 목적 중 하나가 중복 허브 정리였고, 서로 가까워 환승객을 두고 경쟁하던 중서부 허브들이 먼저 정리됐다. TWA의 허브였던 세인트루이스, 피츠버그, 신시내티, 멤피스, 클리블랜드가 모두 허브 지위를 잃었다. 유럽은 나라마다 국적 항공사와 국가 관문 공항을 유지해 온 구조여서 IAG처럼 소유 구조가 통합돼도 런던·마드리드·더블린 허브는 그대로 남았다. 결과적으로 유럽 쪽에 허브와 레거시 항공사가 더 많이 남았고, 미국 2선 도시의 얇은 직항 수요는 유럽 항공사들에게 기회가 됐다.
기재 변화가 이를 뒷받침한다. 델타와 유나이티드가 얇은 대서양 노선에 쓰던 767-300ER은 노령화로 퇴역 중이고, 그 자리를 연료 효율이 20~25% 개선되고 항속거리가 늘어난 787과 A330neo가 채웠다. 200~250석대의 787-8은 수요가 두텁지 않은 장거리 노선에 맞는 크기다. 반면 777X는 전 세계 확정 주문 657대 중 미국 항공사 몫이 없다.
여행자 입장에서 달라지는 것은 환승 없이 유럽으로 나가는 선택지다. 세인트루이스에서 대륙 간 직항은 루프트한자의 프랑크푸르트 노선(주 5회, A330)이 유일했고, 이제 런던이 더해졌다. 같은 처지의 도시들도 사정이 비슷하다. 피츠버그는 에어링구스와 브리티시 항공의 더블린·런던 노선뿐이고, 클리블랜드는 에어링구스의 더블린 노선만 있다. 신시내티에서 영국으로 가는 직항은 브리티시 항공뿐이며, 델타가 파리 노선을 주 3회 운항한다. 반대 방향으로는 미국 항공사가 강한 구간도 있다. 에든버러의 미국 노선 7개는 모두 미국 항공사가 운항하고, 시카고~에든버러 직항은 유나이티드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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