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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지 없이 원을 그리는 비행기, 공장에서 갓 나온 신기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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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출발지와 도착지가 같은 채 몇 시간씩 선회하는 항공편은 사고가 아니라 제조사의 인수 전 시험비행이다. 에어버스는 툴루즈와 함부르크, 보잉은 에버렛 페인필드를 기지로 쓰고, 임시 등록기호와 제조사 콜사인으로 구분된다. 트래커로 이 흐름을 따라가면 항공사 공식 발표보다 먼저 신기재 투입 시점을 짐작할 수 있다.

레이더 화면에서 목적지 없이 넓게 원을 그리며 몇 시간을 나는 여객기를 보면 비상 상황처럼 보이지만, 대개는 제조사가 완성한 기체를 항공사에 넘기기 전 마지막으로 점검하는 무수익 시험비행이다. 구분하는 단서는 두 가지다. 출발 공항과 도착 공항의 ICAO 코드가 같고, 등록기호와 콜사인이 공장용이다. 에어버스는 AIB 계열 콜사인을 쓰고, 기체에는 각국 항공당국이 발급한 임시 시험 등록기호가 붙는다. KLM의 첫 A350-900(MSN 809)은 네덜란드 등록기호 PH-ZNA와 '야경(The Night Watch)'이라는 이름을 받기 전, 프랑스 임시 기호 F-WZNM으로 날았다. 9월 19일 툴루즈블라냐크 공항을 떠나 프랑스 남부와 비스케이 만 상공 3만 5000피트까지 올라가 엔진 추력과 객실 기압을 확인하는 90분 비행이었다.

이런 비행은 아무 공역에서나 하지 않는다. 에어버스는 광동체를 툴루즈블라냐크의 3500m 활주로 14R/32L에서, A320neo 계열 협동체는 공장 시험과 인도 전용으로 지은 함부르크 핀켄베르더의 3183m 단일 활주로에서 시험한다. 보잉은 워싱턴주 에버렛 페인필드의 2746m 활주로 16R/34L을 쓴다. 세 곳 모두 비스케이 만이나 올림픽 반도처럼 트인 공역을 옆에 두고 있고, 당국이 특정 고도층을 따로 떼어줘 민항 항로를 방해하지 않으면서 거친 기동을 할 수 있다. 비행 패턴 자체도 다르다. 순항고도까지 곧장 올라가 직선으로 가는 대신, 급격한 고도 변화와 속도 변동, 레이스트랙 선회가 반복되고, 엔진 정지·재시동, 비상 하강, 최대 운항고도에서의 기압 점검이 들어간다. 한 기체가 보통 2~3주에 걸쳐 3~5편을 날며 초기 공장 시험, 시스템 통합 점검, 항공사 입회 인수비행 순서를 밟는다.

여행자에게는 신기재 투입 시점을 미리 읽는 수단이 된다. 인수비행까지 예정 없이 끝나면 인도가 임박한 신호이고, 그 뒤로 승무원 전환 교육과 노선 투입 준비가 이어진다. KLM의 A350은 암스테르담~토론토 같은 장거리에서 A330과 777-200ER을 대체할 기체로, 연료 소모 25%, 소음 40% 감소를 내세운다. 항공사 보도자료를 기다리지 않아도 어느 노선에 어떤 기재가 언제 들어올지 가늠할 수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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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비행#항공기 인도#플라이트 트래킹#에어버스#보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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