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석은 못 바꿔도 메뉴는 바꾼다 — 항공사 프리미엄 경쟁의 새 전장
요약
새 좌석 개발과 장착에는 수년이 걸리지만 기내 메뉴는 몇 달이면 교체할 수 있다. 항공사들이 유명 셰프와 손잡고 좌석 하나 바꾸지 않은 채 프리미엄 객실의 인상을 다시 만드는 이유다. 유나이티드는 샌프란시스코의 미슐랭 2스타 레스토랑 레이지 베어 셰프 데이비드 바젤레이와 협업을 맺었다.
항공사들이 프리미엄 객실 경쟁에 투입하는 수단으로 기내식을 다시 꺼내 들고 있다. 좌석을 교체하지 않고도 상위 클래스의 체험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이라는 계산이다. 유나이티드항공은 샌프란시스코의 미슐랭 2스타 레스토랑 레이지 베어와 프렌치 레스토랑 주주를 이끄는 셰프 데이비드 바젤레이와 협업을 시작했다.
이유는 단순하다. 비즈니스석과 일등석 신제품은 개발부터 인증, 실제 장착까지 수년이 걸리는 데 비해, 메뉴는 몇 달 단위로 갈아치울 수 있다. 수익성 높은 승객을 두고 다투는 상황에서 기내식이 가장 손이 빠른 차별화 지점이 되는 셈이다. 이미 이름이 알려진 셰프의 평판을 그대로 빌려올 수 있다는 점도 작용한다.
셰프 협업 자체가 새로운 발상은 아니다. 싱가포르항공은 1998년부터 '북 더 쿡(Book the Cook)' 프로그램을 운영해, 프리미엄 객실 승객이 항공사 국제 조리 자문단이 구성한 메뉴를 미리 주문할 수 있게 해왔다. 다만 최근에는 이런 협업이 고급 항공사를 가르는 표식처럼 쓰이고 있다.
여행자 입장에서 달라지는 것은 기대의 기준이다. 비싼 상위 클래스 운임을 지불했다면 좌석의 신형 여부보다 먼저 체감되는 것이 식사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반대로 말하면, 셰프 이름이 걸린 메뉴가 곧 새 좌석을 뜻하지는 않는다. 장거리 노선을 예약할 때 좌석 사양과 기내식은 따로 확인하는 편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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