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위치는 어떻게 화면에 뜨는가 — 항공편 추적의 원리
요약
항공편 추적 앱의 움직이는 아이콘은 지상 레이더가 아니라 항공기가 스스로 내보내는 ADS-B 신호에서 나온다. 기체가 GPS로 계산한 위치를 1초에 한 번 1,090MHz로 뿌리고, 전 세계 수신기와 위성이 이를 주워 모은다. 위성 수신 덕분에 대양 위에서도 실시간 추적이 가능해졌지만, GPS 교란·위조라는 새 약점이 생겼다.
휴대폰 화면을 매끄럽게 미끄러지는 비행기 아이콘은 관제 레이더가 하늘을 훑어 만든 그림이 아니다. 핵심은 ADS-B다. 기체에 실린 GPS 수신기가 스스로 위치를 계산하고, 위도·경도·기압 고도·수평 속도를 1초에 한 번 1,090MHz 대역으로 암호화 없이 내보낸다. 지상에서 물어봐야 대답하는 방식이 아니라 계속 방송하는 방식이라는 점이 결정적이다. 고고도 순항 중인 여객기 한 대의 신호는 반경 250해리(463km) 넘게 퍼진다.
그 앞에는 두 단계가 있었다. 1차 레이더는 전파를 기체에 튕겨 거리와 방위만 알아냈다. 어떤 기종인지, 어디로 향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래서 나온 2차 레이더가 트랜스폰더를 도입해 고도와 네 자리 스쿼크 코드를 지상 질의에 응답하도록 했다. 모드 S 트랜스폰더는 조종사가 7700(비상)이나 7600(무선 통신 상실)을 선택하면 반경 200해리(370km) 안 모든 수신기에 그 상태를 즉시 알린다.
지상 수신기는 소프트웨어 정의 무선 장비로 200달러 미만에 만들 수 있어 전 세계에 수천 대가 깔렸다. 여러 수신기가 같은 방송을 잡으면 시각 비교로 오류 신호를 걸러낸다. 산맥에 가려지거나 수신 범위 아래로 내려가면 마지막 위치·속도·기수 방향으로 경로를 추정해 잇고, 신호가 다시 잡히면 실제 좌표로 보정한다. 다만 시야선 전파는 지구 곡률을 넘지 못해 바다 위에서는 한계에 부딪혔다.
이 공백을 메운 것이 위성이다. 에이리온은 이리듐 넥스트 위성군에 ADS-B 수신기를 실어 같은 1,090MHz 신호를 위에서 듣게 했다. 대서양이나 태평양 한가운데서도 초당 한 번 위치가 지상 관제 센터로 중계된다. 대양 위에서 항공기 간 넉넉한 간격을 강제하던 절차적 분리 규칙에 의존하지 않게 된 배경이고, 비상 상황에서 수색 당국이 마지막 접촉 순간까지의 정확한 궤적을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미 연방항공청과 유로컨트롤이 ADS-B 장착을 의무화한 지금, 관제 공역에서 장비를 갖추지 않은 상용기는 사실상 사라졌다. 남은 과제는 보안이다. GPS 교란과 위조가 흔해지고 있어, 암호화되지 않은 이 방송을 어떻게 지킬지가 앞으로의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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