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로스앤젤레스 항공편이 지도 위에서 크게 휘어 보이는 이유
요약
런던과 로스앤젤레스를 잇는 최단 경로는 북아일랜드와 그린란드 남부, 허드슨만, 로키산맥 위를 지난다. 지구가 둥글기 때문에 평면 지도에서만 곡선으로 보일 뿐, 실제로는 직선에 가깝다. 다만 실제 항로는 제트기류와 기상, 그리고 캐나다 영공통과료까지 계산해 매일 달라진다.
런던에서 로스앤젤레스로 가는 최단 항로는 북아일랜드 위를 지나 그린란드 남부와 캐나다 허드슨만, 로키산맥을 넘는다. 지도에서는 북쪽으로 크게 휘어 보이지만 지구본 위에서는 직선이다. 메르카토르 도법이 대권항로를 곡선처럼 그려 보이게 만드는 것이다.
그렇다고 항공사가 매번 그 선을 그대로 따라 날지는 않는다. 운항관리사가 편별로 항로를 짜고, 그 결과는 날마다 바뀐다. 가장 큰 변수는 북대서양 상공의 극제트기류다. 여객기가 나는 고도에서 서에서 동으로 흐르기 때문에 미국에서 유럽으로 갈 때는 뒷바람을 받지만, 유럽에서 미국으로 향할 때는 맞바람이 된다. 그래서 서행 편은 제트기류를 피해 북쪽으로 우회하는 경우가 많고, 대권항로에 비교적 가깝게 붙는 편이다. 대양 위에는 레이더가 없어 관제 간격을 더 넓게 두고, 항공기들은 '북대서양 항로(North Atlantic Tracks)'라는 지정 경로를 쓴다. 이 항로대는 비행고도 290~410 구간에 적용되며 갠더·샨윅 관제소가 매일 새로 발표한다. 주로 유럽과 미국 동해안 노선이 쓰기 때문에, 서해안행 편은 그 위쪽을 지나는 일이 잦다.
비용도 항로를 바꾼다. 항공사는 통과하는 나라에 영공통과료를 내는데, 유럽–북미 노선은 대개 캐나다를 지나야 하고 캐나다의 요금은 특히 비싸기로 알려져 있다. 바람 조건이 허락하면 미국 영공이나 대양 공역으로 더 일찍 들어가 요금을 줄이기도 한다. 비행시간과 연료가 조금 늘어도 절감액이 더 크면 그쪽을 택한다는 뜻이다. 운항관리사는 최단거리·최단시간·최소연료 경로를 모두 계산할 수 있지만, 실제로 고르는 것은 연료비와 통과료, 승무원 비용, 커퓨 위반 비용까지 합한 '최저비용' 경로다. 승객 입장에서 같은 노선의 지도가 매일 다르게 보이는 이유, 그리고 지도상 거리가 길어도 도착이 더 빠를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싱가포르항공의 싱가포르–뉴욕 노선이 북극 대신 태평양과 캐나다를 돌아가는 것도, 콴타스가 2027년 시작할 시드니–런던 편 일부를 북태평양과 대서양 경유로 검토하는 것도 같은 계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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