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버 공항 수하물 자동화의 대실패, 30년이 지나 남은 교훈
요약
덴버 국제공항은 수하물을 자동으로 옮기는 시스템을 공항 개항의 전제 조건으로 삼았다가 개항이 16개월 밀렸고, 지연 비용만 5억 6천만 달러로 집계됐다. 시스템 구축비와 추가 공사비, 이자를 합치면 부담은 10억 달러를 넘겼다. 유나이티드항공은 2005년 이 시스템을 버리고 사람이 카트를 끄는 재래식 방식으로 돌아갔다.
덴버 국제공항은 1995년 2월 28일 문을 열었다. 원래 예정은 1993년이었고, 2년 가까이 밀린 가장 큰 이유가 수하물 시스템이었다. 계획은 이랬다. 무선으로 제어되는 소형 카트 4천 대가 27km가량의 궤도를 돌며 가방 하나하나를 체크인 카운터에서 항공기, 다시 수취대까지 직접 배달한다. 종이 위에서는 훌륭했지만, 검증되지 않은 기술을 아직 공사 중인 공항 안에서 전례 없는 규모로 돌리려 한 시도였다. 시험 단계에서 가방이 엉뚱한 곳으로 가고 파손됐으며, 카트가 끼거나 탈선했다. 전체의 일부만 쓴 시험에서도 걸림이 잦아 시험 자체가 중단된 사례가 보도됐다.
돈은 여러 겹으로 빠져나갔다. 흔히 인용되는 5억 6천만 달러는 지연과 그에 따른 초과 비용을 말한다. 여기에 시스템 자체에 약 2억 5천만 달러, 작동시키기 위한 추가 공사에 1억 달러, 개항이 미뤄지는 동안 쌓인 이자가 3억 4,100만 달러다. 합치면 10억 달러를 넘는다. 개항 시점에는 이미 계획이 축소돼, 재래식 컨베이어를 함께 깔고 자동화는 공항의 일부 구역에서만 썼다. 최대 입주사인 유나이티드항공은 시스템이 제구실을 못해도 연 6천만 달러 수준의 임대료 의무를 그대로 안았고, 결국 2005년 사람과 카트, 견인차로 돌아가며 월 100만 달러를 아낄 것으로 봤다. 같은 해 장비 약 4,300만 달러가 손상 처리됐다.
실패한 것은 수하물 기계였고, 공항은 아니었다. 덴버는 2025년 8,200만 명 이상을 처리했고, 유나이티드항공이 점유율 50.4%로 압도적인 1위다. 미국 교통통계국 자료로 지난해 덴버에서 가장 붐빈 노선은 피닉스, 라스베이거스, 시카고 오헤어, 시애틀 순이었다. 여행자 입장에서 남는 이야기는 이것이다. 가방은 크기와 모양이 제각각이고 게이트는 바뀌고 항공기는 늦게 들어온다. 사람이 판단으로 흡수하는 이런 변수를 경직된 자동화는 미리 예측해 두어야 했다. 지금 덴버에서 수하물을 부칠 때 움직이는 것은 30년 전 미래 기술이 아니라, 그 기술이 대체하려던 바로 그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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