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대형기에는 엔진 선택권이 없다 — 에어버스는 롤스로이스, 보잉은 GE
요약
A350·A330neo·777X는 엔진을 한 종류만 쓴다. 과거 777이나 초기 A330은 제조사 세 곳 중에서 고를 수 있었고, 787까지는 두 곳이 남아 있었다. 항공사는 기종을 고르는 순간 20년 넘는 엔진 공급사까지 함께 고르게 됐다.
에어버스와 보잉의 최신 대형기에는 엔진 선택지가 하나뿐이다. A350은 롤스로이스 트렌트 XWB(-900은 XWB-84, -1000은 XWB-97)에 맞춰 날개까지 설계했고, A330neo도 트렌트 7000 한 종류만 쓴다. 2027년 초 인증이 예상되는 보잉 777X는 777-8·777-9·777-8F 모두 GE9X만 달린다. 787이 GEnx-1B와 트렌트 1000 중에서 고를 수 있는 마지막 대형기였다.
예전에는 달랐다. 1990년대부터 생산된 777은 GE90·트렌트 800·PW4000 중에서, 초기 A330은 GE·프랫앤휘트니·롤스로이스 중에서 골랐다. 제조사가 선택권을 줄인 이유는 효율이다. 엔진 하나에 맞춰 날개·나셀·파일론·기체 계통을 통째로 최적화할 수 있다. 트렌트 7000은 팬 지름 112인치에 바이패스비 10:1로, A330neo의 64m 날개와 함께 개발돼 구세대 대비 연료 소비 25% 절감을 내세운다. GE9X는 추력 11만 파운드에 777-300ER의 GE90보다 10% 효율이 좋다.
대가는 협상력이다. 6월 A330neo 18대를 확정 발주한 SAS는 리스분까지 38대 전부를 트렌트 7000으로 운용하게 되며, 함께 쓰던 기존 A330-300과 달리 엔진을 비교할 여지가 없다. 유나이티드는 2월 롤스로이스와의 1억 7,500만 달러 분쟁 끝에 A350-900 최대 45대 주문을 취소했다. 다른 엔진 선택지가 없었기 때문이다. 프랫앤휘트니 GTF 문제로 수백 대가 지상에 묶인 A220, 사실상 새 기체였던 기단을 조기 퇴역시킨 스위스 항공도 같은 구조에서 나온 결과다. 승객이 탑승구에서 체감할 변화는 없지만, 엔진 하나에 문제가 생기면 대체 선택지가 없는 만큼 특정 노선의 기재 계획이 한꺼번에 흔들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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