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엘니뇨' 겨울, 여행지 지도가 뒤바뀐다
요약
세계기상기구는 현재 진행 중인 엘니뇨가 2026년 말까지 '매우 강한' 단계에 이를 것으로 본다. 북미 북부와 대서양 해변은 오히려 여행하기 좋아지고, 미 남부·남미 서해안·동아프리카는 폭우 위험이 커진다. 2027년까지 여파가 이어질 수 있어 취소 보장이 붙은 여행자보험을 권한다.
엘니뇨는 2~7년 간격으로 찾아오는 자연적 기후 패턴이다. 태평양을 동에서 서로 부는 무역풍이 약해지면서 따뜻한 물이 아메리카 쪽으로 밀려가고, 그 영향으로 북미를 가로지르는 제트기류가 둘로 갈라진다. 북쪽은 따뜻하고 건조해지고, 남쪽은 비가 늘어난다. 세계기상기구는 이번 엘니뇨가 2026년 말까지 '매우 강한' 단계에 들어설 것으로 보며, 일부 예보관은 관측 사상 가장 극단적인 사례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종료 시점은 2027년 2월 무렵으로 예상되지만 여파는 그 이후까지 남는다.
여행자 입장에서 득이 되는 쪽이 분명히 있다. 캐나다와 미국 북부는 평년보다 온화하고 건조한 겨울이 예상돼 시카고·몬트리올 같은 도시 여행이 한결 수월해지고 비수기 항공·숙박 할인도 노릴 만하다. 겨울에 늘 젖어 있는 미국 북서부도 야외 활동에 유리해진다. 다만 눈은 줄어드니 스키라면 콜로라도와 캘리포니아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 대서양에서는 강한 윈드시어가 허리케인의 발달을 막아, 허리케인 시즌 100일을 넘긴 지금까지 2026년 첫 허리케인이 오지 않았다. 이번 가을 대서양 해변과 카리브 크루즈가 싸질 이유다.
반대쪽 위험은 더 뚜렷하다. 태평양은 해수면 온도가 오르고 윈드시어가 약해져 허리케인이 드문 하와이에 2026년에만 세 개가 왔다. 태평양 섬이나 멕시코 리비에라 크루즈는 11월 30일 시즌 종료 이후로 미루는 편이 안전하다. 미 남부와 멕시코만 일대는 뇌우·홍수·토네이도 위험이 커지며 그만큼 항공 지연이 잦아진다. 에콰도르 연안과 페루 북부는 폭우와 홍수 위험 지역이고, 리마와 마추픽추도 이미 홍수·산사태로 차질을 겪었다. 동아프리카는 10~12월 단우기 비가 거세져 도로와 부시 활주로가 막힐 수 있다. 남부 아프리카는 반대로 건조해져 빅토리아폭포의 수량이 줄고 사파리 롯지에 물 제한이 걸릴 수 있지만, 물가에 동물이 모여 관찰은 쉬워진다.
동남아와 남아시아는 몬순이 약해져 발리·태국·필리핀의 해변 조건은 좋아지지만 산불과 연무, 대기질 악화가 따라붙는다. 일본은 눈이 줄고 한국은 따뜻하고 습한 겨울이 예상되니 스키 계획이라면 감안해야 한다. 2027년 봄·여름에는 그레이트배리어리프의 백화 피해가 드러날 가능성이 커 방문을 미루는 선택도 고려할 만하다. 어느 경우든 확정된 결과가 아니라 확률이 오른 것이다. 여행자보험, 특히 '어떤 이유로든 취소' 조항은 첫 결제 후 24시간~21일 안에만 추가할 수 있으니 예약 직후에 판단해야 한다. 2015~16년 슈퍼 엘니뇨 뒤 동남아와 태평양 섬에서 뎅기열이 급증한 전례가 있어 출발 전 여행 의학 상담도 챙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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