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스톱 초장거리 노선을 만든 여객기 5종
요약
쌍발 광동체기가 4발기를 밀어내고 대양 횡단 직항을 표준으로 만든 흐름을 기종별로 짚는다. 보잉 777-200LR/300ER과 787-9가 환승 없는 도시 간 연결을 열었고, A350-900ULR은 현재 세계 최장 정기 노선을 운항한다. 아직 취항 전인 777X와 콴타스용 A350-1000ULR은 다음 단계를 예고한다.
지구 반대편으로 가려면 허브 공항에서 갈아타며 대기 시간을 견뎌야 했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A350과 777 같은 광동체기가 대양과 대륙을 한 번에 건너면서, 18시간을 넘기는 직항이 드물지 않은 선택지가 됐다. 경량 복합재 구조와 초고바이패스 엔진, 연료 계통 개조가 그 배경이다.
출발점은 보잉 777이다. 2005년 777-200LR이 홍콩에서 런던까지 21,601km를 22시간 42분 만에 무착륙 비행하며 기록을 세웠고, 화물칸 보조 연료탱크와 확장형 쌍발기 운항 인증(ETOPS)이 더해지면서 항공사들은 747·A340 같은 4발기를 놓아도 되는 상황이 됐다. 787-9는 다른 방향에서 판을 흔들었다. 동체 무게의 절반이 탄소복합재라 객실 고도를 기존 8,000피트 대신 6,000피트로 낮출 수 있고, 연료 소모는 이전 세대 대비 20% 줄었다. 콴타스가 이 기종으로 퍼스~런던 히스로 QF9편을 17시간에 띄우며 호주와 유럽을 처음 직항으로 이었다.
현재 최장 정기 노선은 싱가포르항공의 A350-900ULR이 맡는다. 싱가포르~뉴어크 15,349km를 19시간에 잇는데, 보조 탱크 대신 중앙 윙박스의 배관을 손봐 연료를 24,000리터 늘렸다. 이륙중량 제약 때문에 좌석은 161석뿐이고 일반 이코노미는 아예 없다. 비즈니스 67석과 프리미엄 이코노미 94석으로만 채운 구성이다.
여행자 입장에서 달라지는 건 중동이나 동남아 경유가 빠진다는 점이다. 콴타스의 프로젝트 선라이즈용 A350-1000ULR은 시드니·멜버른에서 런던과 뉴욕까지 최대 22시간 직항을 목표로 하며, 경유가 사라지면서 유럽까지 이동 시간이 최대 3시간 줄어든다. 좌석은 4개 등급 238석으로 40% 이상이 프리미엄이고, 스트레칭 손잡이와 운동 안내 화면을 둔 웰빙 존이 따로 들어간다. 접히는 날개끝을 단 777X는 인증이 늦어져 2027년 인도가 예상되는데, 777-9 기준 426석을 실어 고밀도 국제선 쪽을 겨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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